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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뉴스] 의학컬럼 - 시대적 변화에 순응하기

작성자 새로나병원 작성일20-05-06 12:28 조회3,855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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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나병원 장광식 원장

 


[동양뉴스] 현대사회는 ‘변화와 혁신’을 요구한다. 최근 인기 서적이나 매체에서는 4차 혁명 시대가 요구하는 글로벌 인재상으로 ‘변화와 혁신’을 주도할 리더십을 소개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변화를 두려워한다. 변화를 감지하고 환경이 요구하는 행태로 변화에 적응하는 과정에 우리 대부분은 스트레스를 받는다. 이유를 곰곰이 생각해보면 새로운 기술, 지식을 익히지 못하면 도태되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과 내가 잘하고 있는 것이 새로운 변화에 밀려나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인 것 같다.

너무 오래전 일이긴 하지만 변화에 순응하자는 주제가 나오면 떠오르는 나의 에피소드가 있다. 1987년 충남 부여의 작은 마을 보건지소에서 공중보건의를 할 때의 일이다. 의약분업이 되기 전이었기에 약을 처방하면 보건지소에서 직접 약을 조제해주었다. 전기 약 포장기가 보편화 되어 사용되던 시절이 아니었기에 내가 근무하던 보건지소에서는 정사각형의 포장지에 약을 놓고 서너 번의 종이접기 과정을 통해 약 포장이 완성되었다.

그 당시 보건지소의 진료 보조 업무를 하던 A양은 그 누구보다 약봉지 접는 일에 달인임을 자부하고 있었다. 자신만큼 각이 딱 떨어지게 빨리 접는 사람은 없을 것이라는 자신감으로 약봉지 접기를 자랑삼았다. 20대 후반의 젊은 의사였던 내게는 그것이 너무 비효율적으로 보였기에 새로운 전기 약 포장기를 구입하겠노라 선언하였다. 그런데 그 편리함을 가장 반겨야 할 이양이 제일 반대하고 나섰다. 지금의 방법이 본인은 제일 좋고 전기 포장기를 사용하는 것보다 더 잘 할 수 있다고 우기며 약 포장기 사는 것을 극구 반대했다. 그녀는 자신의 장기를 유일하게 드러낼수 있는 기회를 박탈당하는 것이 두려웠던 것 같다.

그러나 그런 반대에 굴할 내가 아니었기에 나는 계획대로 전기약포장기를 구매했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그녀는 그 포장기를 1년 가까이 사용하지 않고 전과 같이 손으로 약포장지를 접어 사용하고 있었다. 환자가 늘고 약 처방이 많아지니 그제서야 어쩔 수 없이 그녀는 현실을 받아들이고 새로운 기계를 사용하게 되었다. 결론적으로 그녀는 곧 기계에 적응하게 되었고 편리함에 익숙해졌다.

난 변화를 요구받게 되는 현실을 직면할 때면 그때 그 시절의 A양이 생각난다. 현실에 잘 적응해서 편안할 즈음에 누군가에 의해 변화를 요구받는다면 일단은 저항하게 되는 것이 아마 우리 모두의 반응일 것이다.

최근에 우리는 우리 의지와 상관없이 변화의 소용돌이 안에 갇히게 되었다. 원격진료, 온라인 개학, 원격화상회의 등 미래의 일로 미뤄 놓았던 주제들이 코로나19로 인해 충분한 준비과정 없이 황급히 받아들여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되었다. 눈앞에 다가온 5G 시대, 4차 혁명, 사물인터넷, 빅데이터 이런 단어만 나오면 울렁증이 오는 기성세대들은 이 모든 것이 서서히 다가올 것이며, 절대로 억지로 변화를 강요받지는 않을 것이라 여겨 변화에 둔감한 경우가 많다.

나부터도 그러하다. 의료현장에 원격진료가 이루어지는 것은 옛날 같으면 상상도 못할 일이다. 환자를 직접 보고 진찰해도 정확한 진단과 치료가 어려운데, 비대면 상태에서 진료한다는 것은 도무지 있을 수 없는 것이라 여겨졌다. 감염병으로 인해 어쩔 수 없이 부분적으로 이루어진 원격진료가 여기서 끝이 아닐 것이라는 직감은 나 한사람의 느낌만은 아닐 것이다.

이제 우리는 변화하는 시대에 적응하는 내성을 키우고 단단해질 필요가 있다. 시대의 변화에 순응하는 것이 비겁한 타협이 아닌 자기 주도적 혁신의 한걸음임을 인지할 필요가 있다. 영원히 변하지 않는 진리는 세대 간 수직으로 전달되어야 하지만, 고도의 산업화에 따른 시장 변화에 적응하기 위한 유연성 있는 사고는 구세대나 신세대 모두에게 필요한 것이라 여겨진다.

이제 더 이상 변화를 저항할 수 없다면 변화에 하루라도 빨리 나를 적응시키는 과정을 즐겨보자. 내 손안에 쥐어진 스마트폰 하나로 모든 것이 해결되어지는 초의 시대를 살고있는 우리는 앞으로 또 어떠한 변화를 요구받을지 알 수 없다. 변화와 혁신은 젊은 세대에게만 요구되어지는 것이 아니다. 우리 모두 열린사고를 가지고 시대의 흐름과 환경의 변화에 발맞춰 나갈 마음의 준비를 해야할 것이다.

(외부 칼럼은 동양뉴스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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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동양뉴스(http://www.dynews1.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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